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김 박사는 누구인가?


3007. 이기호 『김 박사는 누구인가』 [7.5/10]작가에게 유머란 얼마나 중요한 요소인가. 이기호 작가를 접하게 된 첫 작품은 『누구에게나 친절한 교회 오빠 강민호』였다. 소설집 전반에 걸친 그의 유머는 적시적기하게 배치되었고 가벼운 농담만큼이나 적당한 깊이의 물음이 사회 현상이나 인간 개개인에 대한 진지한 질문으로 다가왔다. 그의 유머가 폭발적으로 다가왔던 작품은 두 번째로 접한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였다. 오늘 소개할 『김 박사는 누구인가』는 『목양면 방화 사건 전말기』에는 못 미치는 정도지만 역시 이기호식 유머가 잘 묻어남과 동시에 그의 예리한 시선은 각자의 시선에서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는 보통의 우리에게 일침을 가한다. 결국 우리의 삶은 세공된 보석과 같은 것이 아닌가. 별 가치도 없어 보이는 원석을 힘겹게 세공해야 만날 수 있는 보석 말이다.졸업 후에도 취업이 쉽지 않던 오재우는 아버지의 도움(?)으로 모교의 <행정동>에서 수기로 된 학적부를 컴퓨터로 옮기는 아르바이트를 시작한다. 몇 명의 경쟁자가 있었고 그중 한 명만이 정규직으로 올라갈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이라도 있으니 오재우에겐 감지덕지한 자리다. 그 좁은 문틈으로 다리 하나를 걸치기 위해 고군분투 하는 오재우와 동료 알바들의 이야기는 사회와 개인의 문제 모두를 이기호식 유머로 풀어내고 있다.성실의 아이콘, 소처럼 일만 하던 삼촌이 목숨보다 더 아끼던 차량(프라이드)를 골목 어귀에 세워두고 사라진다. 처음엔 재미로 운전대를 잡은 ‘나’는 점점 삼촌과 프라이드의 이야기에 빠져든다. 연식에 비해 말도 안 되게 잘 관리되어있는 프라이드는 그러나 후진도 되지 않는 그야말로 ‘후진’이라는 단어를 붙이기도 민망한 고물이다. 과연 삼촌과 프라이드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어째서 그렇게 잘 관리를 하고도, 모든 부속품이 마치 새것 같으면서도, ‘후진’만큼은 안 되는 것일까.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에서 화자인 ‘나’는 크게 중요치 않다. 오히려 소설에 등장하지 않는 삼촌과 프라이드의 옛이야기가 궁금하다. 적당한 절제는 오히려 호기심을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프라이드를 통해 삼촌의 사연에 근접한 ‘나’는 묘한 감정에 빠져든다.앞서 말한 것처럼 우리의 삶은 어쩌면 세공된 보석과 같은 것이다. 보기에 따라 원석이 더 가치 있을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보기에 따라 세공된 보석이 더 가치 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이번 소설집의 표제작인 <김 박사는 누구인가?>가 내게는 세공된 보석과 같이 다가왔다. 겉으론 한없이 화목하고 안정적인 가정은 임용을 준비하는 ‘나’의 상담을 통해 그 면면이 드러난다. 이윽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살던 우리의 눈에 오래된 균열이 드러난다.이번 소설집의 마지막 단편 소설 <내겐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도 꽤나 기억에 남는다. 군대를 제대하고도 여전히 철부지인 ‘나’는 형에게 신세를 지고 있다. 형이 출근한 사이 형이 입던 사각팬티를 반바지로 오인하여 반팔 티셔츠 아래로 당당히 사각팬티를 입고 동네 마트에 들렀다가 생기는 해프닝을 다룬 이 소설은 왠지 모를 향수에 젖어들게 했다. 어린 시절의 나, 그리고 동생의 이야기를 엿보는 것만 같은, 피식 웃음이 나기도 하고 엷은 눈물이 눈가에 고이기도 하는 매력적인 소설이다.우리는 어쩌면 타인의 인식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확립해 가는지도 모른다. 이기호 작가의 단편 소설에는 여전히 세공되지 않은 원석 같은 우리가 타인의 인식 속에서는 빛나는 보석처럼 보이기도 하고, 반대로 이미 세공된 보석 같은
우리 시대 젊은 재담꾼 이기호의 세번째 소설집. 신작 김 박사는 누구인가? 에는 제11회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을 비롯한 여덟 편의 소설이 수록돼 있다. 이번 소설집은 작가가 기억과 기억 사이의 공백을 ‘이야기’로 보수해가면서 삶과 ‘이야기’가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방식을 규명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이야기꾼으로서의 색조를 유지하면서도 서사와 문장의 열기를 유연하게 다스린 점 또한 이전 소설집, 최순덕 성령 충만기 갈팡질팡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와 사뭇 달라진 특징으로 꼽을 수 있다.

표제작 「김 박사는 누구인가?」는 교원임용고시에 실패하고 점점 쓸모없는 인간 이 되는 것 같아 두려운 화자가 김 박사라는 인물과 상담을 주고받으며 전개되는데, 끄트머리에서 느닷없이 작가의 목소리가 등장해 이제 다들 아셨죠. 김 박사가 누구인지? 자, 그럼 어서 빈칸을 채워주세요 라고 말한다. 실제로 책에도 반 페이지 가량의 여백(129쪽)을 두고 있다. 소설이 무슨 가구도 아니고, 독자(소비자)가 소설(제품)을 써야(만들어야)만 하는 이 상황이 그저 낯설기만 하다. 랩이나 성경의 문체, 최면의 화술 등 워낙 독특한 기법을 구사해온 작가이기에 이번 것도 새로운 시도 정도로 이해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빈칸(공백, 여백)이 집요하게 시선을 붙들어 그냥 넘겨버리기가 쉽지 않다. 작품을 되짚어 읽으면서, 다른 작품을 읽다가도 문득 생각나서 자꾸 빈칸을 들여다보게 된다. 작가에게 물어보고 싶지만 제발 상상 좀 하고 살아라 라며 감히 독자를 질타하던 목소리(「발밑으로 사라진 사람들」 최순덕 성령 충만기 )가 환청처럼 들린다.


행정동
밀수록 다시 가까워지는
김 박사는 누구인가?
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탄원의 문장
이정(而丁)-저기 사람이 나무처럼 걸어간다 2
화라지송침
내겐 너무 윤리적인 팬티 한 장

해설. 이야기의 경계를 넘어, 이야기되지 않는 삶을 찾아서_ 김동식
작가의 말

 

자수 놓기 좋은 날 생활자수 수업

자수 놓기 좋은 날 생활자수 수업성안북스 서평 이벤트 후기 입니다 :)책 표지부터 넘나 귀여워요!셔츠에도 포인트로 자수 놓으니 예쁘고저의 로망인 에코백에 자수 놓으니퀄리티가 한층 더 올라갔어요 흐흐다양한 예쁜 자수들이 많아서눈이 즐겁더라구요 ^.^저는 이 자수가 제일 마음에 들어서한번 수 놓아보기로 했어요 책에 나온것만큼 예쁘게 완성되진 않았지만그래도 한땀한땀 열심히 수놓았기에애착이가는 자수 작품 입니당 ♥일상에 즐거움과 포인트를 더하는 [생활자수 수업

trvaer.tistory.com

 

사춘기 1

사춘기 1이미 오래전에 폐간된 서울문화사의 성인 만화잡지 [나인], 그속엔 보물 같은 작품들이 참 많았다.개성 넘치는 국내 만화 작품 중에서도 참 존재감이 남달랐던 이진경 님의 .1980년대 후반을 배경으로 하고 있는 에서는 네 명의 여자아이가 나온다. 지영, 동휘, 선욱, 인형이 그 주인공들. 이 네 사람 각자의 개인사와 성장통이 시대적 배경과 어우러져 흥미롭게 진행되고 있었지만 안타깝게도 2000년대 초반에 그 시간이 멈추어졌다.그리고 다시 세월이

ktard.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