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3학년인알음과 소희는 단짝 친구이다. 어려서부터 절친이었던 두 소녀는폐가로 찾아가소원을 들어주는 귀신과 계약을 맺기위해 주문을 외운다.계약자는 소원을 들어주고 아무것도 원하지 않는단다. 단지 소원을 비는 사람들의소원을 가지고 갈 뿐.계약자를 찾아갔던 소희의 소원은 등교시간에 마주쳤던 이웃 남자중학교의 신율이란아이의 사랑을 얻는 것이었다.부유한 집안의 외동딸은 알음은프리랜서 일러스터로 일하는 엄마와 정과 돈이 다 넘치는운좋은 남자인 아빠사이에 사랑받는 딸이었으나 어느 날 아버지가 데리고 온 남자아이의출현으로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한다.알음이가 보기에 젊고 아름다운 엄마를 두고 넘치는 정을 주체못하던 아버지는 결국 교통사고로 죽었다는 미린이라는 여자의 아들 다움이를 데리고 온 것이다.더구나 내 강아지 를 연발했던 할머니는 다움이가 친손주라고 믿고 보살펴주기 위해집으로 온다. 이제 사랑스러운 손녀 알음이는 찬밥 신세가 된 것이다.알음이보다 귀엽고 애교가 많은 소희는 신율의 관심을 받기 위해 신율이 모았다는 피겨를구입하기 위해 알음이와 함께 신율의 집을 방문하게된다.하지만 자신보다 알음이에게 더 친절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절망감을 느끼게 된다.어린 소년이지만 탁월한 상술과 친절로 벌써부터 사업가의 기질을 발휘하고 있는 신율에게는가슴아픈 가정사가 숨어있었다. 갑자기 교통사고를 당한 형과 그 상처를 잊지 못해 삐딱선을타고 있는 쌍둥이 여동생. 가족이지만 서로 각자의 길을 가고 있는 삭막한 집안은 신율에게커다란 아픔이다.사랑받는 외동딸의 자리를 빼앗긴 알음에게 찾아온 계약자는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 고말한다. 알음은 자신의 자리를 차지한 다움이를 없애달라고 부탁한다.소희가 좋아하는 신율이 자신을 좋아한다는 사실에 묘한 쾌감과 소희에 대한 미안함이 뒤엉킨복잡한 감정에 휘말렸던 소희는 신율의 쌍둥이 동생 나비에게 끌리게 된다.나비는 오빠를 잃은 슬픔을 좀 노는 것 으로 발산하고 있었고 그녀를 따르는 무리들은도둑질이나 삥땅을 치는 거친 모습의 아이들이다.소희에게 수시로 나타나 메시지를 전하는 계약자의 모습은 사실 소희의 내면에 잠재된 욕망의모습이다. 어디에서나 튀지 않고 평범해 보이는 소희에게 계약자의 섬뜩한 예언이나 도발은분출되지 못한 욕구를 지닌 자신의 모습이 투영된 가상의 대상일 뿐이다.뜨거운 여름날 한바탕 폭풍우가 몰려왔다 사라지듯 사춘기를 지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혹은 미칠듯한 상황들은 날카로운 비수처럼 위태로워 보인다.아프고 힘든 상처를 누구에게도 보여주지 못하고 끙끙대는 아이들의 모습에서 어린 시절내모습이 보였다. 그리고 지금 그 시간들을 지나고 있는 내 아이들의 모습도.풋사과처럼 시고 단 사랑을 시작하려는 아이들에게 변덕스러운 감정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일 뿐이다.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아픔과 잠들지 못하는 밤들이 자신에게만 닥친 일이라고생각한다. 어디에도 나누지 못하는 자신만의 아픔들은 시간이 지나면 아무렇지도 않다는 걸 아주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야 깨닫게 된다. 나도 그랬었고 내아이도 그럴 것이고 알음이와 소희도 그럴 것이다.원하기만 하면 나타나 아이들의 마음을 흔드는 계약자 는 그 시간을 함께하는 친구일지도 모른다.때론 악마처럼 여린 아이들을 뒤흔들던 계약자 는 아이들이 기나긴 터널을 지나 한 발자욱 밝은 곳으로 나오면 홀연히 사라질 것이다. 누구에게나 그랬던 것처럼.
주인공 홍알음은 친구 소희의 짝사랑을 이뤄주기 위해 빈집에서 ‘계약’이라는 알 수 없는 의식을 치르는 데 따라간다. 그리고 그날 밤 알음의 꿈에는 보려는 대로 보이는 것이다 라고 말하는 거미처럼 생긴 괴물이 나타난다. 요즘 복잡하게 얽혀버린 집안 분위기 탓인가. 알음의 엄마는 자상하고 정이 많다 못해 여자관계가 복잡한 아빠에게 휘둘리기만 하다가 결국 누군지도 모르는 여자의 아이까지 맡게 되었다. 갑자기 집에 들어온 이질적인 존재에 몸서리치는 알음은 아이에게서 꿈에서 본 ‘괴물’을 느낀다. 게다가 그 아이는 아빠의 ‘아들’이라고 굳게 믿는 할머니의 사랑까지 독차지해버렸다.
알음은 친구 소희가 짝사랑하는 신율에게 끌리면서 소희에게 질투를 느낀다. 다시 알음의 꿈에 나타난 계약자는 네가 원하는 것을 들어주겠다 라고 말한다. 알음은 계약자가 소희가 아니라 자신에게 나타났다는 사실에 묘한 희열을 느끼며 계약자에게 ‘그 아이를 없애줄 것’을 소원으로 빈다.알음은 소희 몰래 신율과 가까워지고, 불량스러운 소문을 가진 나비진 패거리와 어울려 편의점 습격 사건에 얽히고...
이 책의 저자인 선자은 작가는 [펜더가 우는 밤](2011)으로 제1회 살림 청소년문학상을 수상했다. 지난해 출간한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제2우주]는 선택의 끝에서 또 다른 우주에서 존재하는 자신을 만나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로 많은 청소년들의 사랑을 받았다. [계약자]는 2011년 계간 어린이책이야기에 연재한 소설이다. 하지만 같은 소설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제목부터 결말까지 크게 달라졌다. 책을 출간하면서 빼놓은 부분을 첨가했고, 한 권의 책에서만 읽혔으면 하는 부분을 다시 써서 넣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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