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은 언어에서 태어났다
인문학에 관한 책들이 많이 출간되고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여전히 인문학하면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이 좀 있다.
이 책의 소개를 보았을 때 인문학을 언어로 이야기한다고 하니 다른 인문학 책과는 좀 다르지 싶었다.
책표지에 보면 이렇게 쓰여져 있다.
재미있는 영어 인문학 이야기
쓰여진 대로 이 책은 영어의 어원에 관한 내용을 인문학과 연관지어서 다루고 있다.
머리말에 보면 작가인 강준만은 인문적 지식을 쌓아가는 방식으로 영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실사구시 정신에 충실하게 이 책을 썼다고 한다.
교양영어사전 이라는 두꺼운 책 두 권에 있던 분량을 대폭 줄이고 새로운 형식의 글쓰기로 독자에게 더 쉽게 다가서고자 한다고 한다.
목차를 쭈욱 살펴 보면 총 10장으로 되어 있고 각 장마다 분야를 나누어 놓았다.
음식문화, 식물 동물 자연, 대중문화와 소비문화, 인간의 정신과 감정, 인간관계와 소통, 성과 남녀관계, 정치 행정 언론, 기업경영과 자기계발, 학교와 교육, 민족과 인종.
이것들 중에서 아무래도 제일 눈이 가는 것은 입맛도는 맛있는 음식문화가 쓰여진 1장이어서 제일 먼저 읽어 보았다.
읽으면서 보니 음식과 관련된 영어 표현들이 무척이나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음식이름이 단순하게 음식 이름만을 뜻하는 것이 아닌 것이라는 베이컨, 샐러드, 생강, 바비큐.
책을 좀 더 재미나게 읽기 위해서라도 영어 실력이 좀 더 좋았으면 하는 것을 느끼게도 한다.
단어를 보면 이게 무슨 뜻인지 금방 떠오를 정도의 실력이었다면 이 책이 훨씬 생동감있게 와 닿았을거라는 아쉬움이 지나간다.
음식문화 중에서 제일 기억에 남는 단어는 바로 베이컨이다.
난 베이컨을 그다지 애용하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무척 사랑하는 음식재료라고 한다.
그래서 bring home the bacon이 생활비를 벌다, 성공하다, 성과를 올리다 등의 뜻으로 쓰인다고 한다.
베이컨을 집에 가져 오는 것이 생활비를 버는 것이라는 뜻이다.
베이컨의 중요성이 흠씬 느껴지는 표현이다.
책을 읽다보면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단어의 뜻에 놀라게 되는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그 유래를 알지 못하고 단순하게 영어 단어나 표현만을 암기한다면 어려운 일이 되겠지만, 왜 그런 의미가 되었는지를 알고 난 후의 일은 훨씬 수월하면서도 재밌다.
적절하다는 의미로 쓰이는 ticket 의 쓰임새도 마찬가지이다. 이런 표현들에서 ticket은 etiquette의 대용어로 쓰였으며 어떻게 etiquette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는지에 대해서도 알고 보니 역사도 알게 된다.
글래머와 라틴어 문법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말들이 책 속에서 엮이고 엮여서 언어가 되는 과정이 신기할 따름이다.
처음 만나는 영어 인문학 수업
음식에서 동식물까지, 성(性)과 남녀관계와 인종까지
세상 모든 인문학의 시작!
바야흐로 인문학 전성시대다. 일반 시민들을 대상으로 인문학 강좌가 개설되고 기업의 신입사원부터 CEO들까지 인문학 특강이나 강연을 듣기 위해 장소를 마다하지 않고 참석해 강연장은 북새통을 이룬다. 유명 인문학 강사의 초청 강연은 수강료가 비싸더라도 자리가 없을 정도로 성황이다. 급기야 채용시장에서도 인문학의 가치가 재평가되면서 폭넓은 사고와 창의적인 생각을 갖고 있는 ‘인문학 인재’를 찾는다. 서점에서도 동양 고전과 서양 고전은 물론 ‘인문학’이라는 제목을 단 책들이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간다.
왜 인문학 열풍인가? 인문학은 인간의 사상과 역사와 문화에 대해 탐구하는 학문이다. 우리는 지금 근본적인 질문에 맞닥뜨렸다. 왜 사는가? 나는 누구인가? 세상은 무엇인가? 지금까지 우리는 경제성장이라는 이데올로기에 취해 앞만 보고 달려왔지만, 삶의 변화를 추구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문학 열풍이 부는 것이다. 영원히 무거운 돌을 산 위에 올려놓기를 반복해야 하는 시지프스와 같은 존재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여기의 삶에 대한 의문과 회의가 인문학 열풍의 근원이다. 인문학은 ‘나’를 찾는 학문이자, 우리 삶의 근간(根幹)이다. 그래서 인문학은 인간의 삶을 기름지게 할 뿐만 아니라 풍성하게 한다.
인류의 역사와 삶이 오롯이 배어 있는 게 언어다. 언어는 인류의 문화가 집약된 도구이자, 인간과 인간을 이어주는 소통의 도구다. 언어에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역사, 정신, 교육, 민족, 인종, 사상 등 인류의 수많은 이야기가 숨어 있다. 언어는 세상 모든 인문학의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머리말 엄마, 왜 미더덕이라고 하는 거예요? -5
제1장 음식문화
왜 베이컨이 생활비와 성공의 상징이 되었나? -15
왜 ‘샐러드 시절’이 ‘풋내기 시절’을 뜻하게 되었는가? -18
왜 ‘크래프트 맥주 열풍’이 부는 걸까? -22
권투의 ‘그로기’와 럼주는 무슨 관계인가? -25
커피와 카페테리아는 무슨 관계인가? -27
생강과 혁신은 무슨 관계인가? -29
하드보일드 문학과 달걀은 무슨 관계인가? -31
소시지와 소금은 무슨 관계인가? -34
바비큐는 원래 무슨 뜻이었나? -36
왜 미식가를 ‘에피큐어’라고 할까? -40
제2장 식물·동물·자연
왜 ‘3월의 꽃’ 팬지는 ‘자유사상’의 상징이 되었는가? -45
왜 동백나무를 ‘카멜리아’라고 하는가? -48
미국 남부를 상징하는 나무의 이름은 무엇인가? -51
‘어쌔신’과 대마초는 무슨 관계인가? -53
왜 cajole은 ‘누구를 구슬려 빼앗다’는 뜻을 갖게 되었는가? -55
왜 정어리를 ‘사딘’이라고 할까? -57
왜 두꺼비가 아첨꾼이 되었을까? -59
‘케이퍼 영화’와 염소는 무슨 관계인가? -63
양아치와 도요새는 무슨 관계인가? -65
암모니아와 낙타는 무슨 관계인가? -67
‘전기’와 ‘호박’은 무슨 관계인가? -69
왜 자수정을 ‘애미시스트’라고 하는가? -71
제3장 대중문화와 소비문화
왜 영화나 TV의 연속 모험물을 ‘클리프행어’라고 하나? -75
왜 노래는 귀벌레가 되어야 대박을 칠 수 있나? -78
왜 춤을 추거나 노래를 할 때 그루브를 타라 고 하는가? -80
왜 잠시 뜨는 걸 ‘15분간의 명성’이라고 하는가? -82
‘오프라화 현상’이란 무엇인가? -84
‘불신의 정지’란 무엇인가? -87
왜 천둥을 훔치는 게 ‘아이디어 도용’이 되었는가? -89
‘패션’과 ‘패드’는 어떻게 다른가? -91
‘시그너처 스타일’이란 무엇인가? -93
‘컬처 재밍’이란 무엇인가? -95
자동차를 애인처럼 사랑하는 취미를 뭐라고 하나? -98
왜 부유층을 제트족이라고 할까? -102
제4장 인간의 정신과 감정
왜 ‘감정’이 유행일까? -107
왜 확신은 ‘잔인한 사고방식’인가? -112
화가 났을 땐 어떻게 하는 게 좋은가? -115
습관과 의복은 무슨 관계인가? -119
‘dizziness’와 ‘vertigo’는 어떻게 다른가? -122
‘블랭크 슬레이트’는 어디에서 나온 말인가? -125
‘에우다이모니아’란 무엇인가? -127
제5장 인간관계와 소통
왜 사과를 ‘어팔러지’라고 할까? -133
왜 미국인들은 ‘오섬’이란 말을 입에 달고 다니나? -135
왜 사기꾼을 ‘콘 맨’이라고 하는가? -138
왜 일부 지식인들은 ‘카우치 서핑’을 예찬하는가? -140
왜 미국인들도 ‘커머전’이라는 단어를 헷갈려 하나? -144
왜 on the level이 ‘정직한’이란 뜻을 갖게 되었을까? -146
왜 ‘오스트라시즘’이 사회적 배척을 뜻하게 되었는가? -148
왜 ‘패러사이트’가 기생충이 되었는가? -150
‘구동존이’를 영어로 뭐라고 할까? -152
천사의 편에 서겠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155
냉소주의자를 간단하게 판별할 수 있는 법은 무엇인가? -159
제6장 성(性)과 남녀관계
왜 섹스 심벌을 ‘폭탄’이라고 부르게 되었을까? -163
왜 구애자를 퇴짜 놓는 걸 brush-off라고 할까? -165
왜 여성 동성애자를 레즈비언이라고 할까? -167
왜 ‘섹스’와 ‘섹션’은 같은 어원을 가졌을까? -169
왜 suck은 매우 위험한 단어인가? -172
‘관음증’이란 무엇인가? -176
‘주홍글씨’ 소설과 영화에서 A 문자는 무슨 뜻일까? -178
왜 ‘앞치마 끈으로부터의 해방’을 전쟁의 축복이라고 하나? -181
남녀 사이엔 어떤 사각지대가 존재하는가? -183
이성애·동성애·양성애도 아닌 ‘제4의 성적 지향’을 뭐라고 하나? -186
제7장 정치·행정·언론
왜 초선 의원을 backbencher라고 하는가? -191
왜 부정 자금을 ‘슬러시 펀드’라고 하는가? -193
왜 ‘노변담화’라는 말이 나오게 되었는가? -195
왜 미술용 캔버스가 여론조사란 뜻을 갖게 되었는가? -198
왜 처음부터 전력을 기울이는 선거 유세를 ‘플랫아웃’이라고 하나? -201
미국 정치에서 ‘애드밴스 맨’이란 무엇인가? -203
‘페킹 오더’란 무엇인가? -205
‘라운드 로빈’이란 무엇인가? -207
‘인타이틀먼트’는 어떤 식으로 쓰이는가? -210
‘패뷰러스 저널리즘’이란 무엇인가? -212
왜 ‘폭스화’는 ‘분명한 의견 제시’라는 뜻을 갖게 되었는가? -215
왜 ‘사운드바이트’의 길이는 갈수록 짧아지는가? -217
왜 ‘클릭’을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가? -221
‘트롤’이란 무엇인가? -224
제8장 기업경영과 자기계발
왜 벤치마킹이 기업 발전을 저해하는가? -229
왜 기업의 ‘자기 시장 잠식’을 ‘카니벌라이제이션’이라고 하나? -232
인재 영입을 위한 기업 인수를 뭐라고 하나? -235
실리콘밸리에서 즐겨 쓰는 ‘스케일’은 무슨 뜻인가? -238
왜 자기계발서들은 한결같이 ‘컴포트존’에서 벗어나라고 하는가? -241
왜 ‘트림태브’가 중요하다고 말하는가? -243
‘경쟁’의 의미는 어떻게 변질되었는가? -245
큰 걸 얻기 위해 작은 걸 희생하는 전략을 뭐라고 하나? -247
‘레버리지’는 어떤 식으로 쓰이는가? -249
‘식스 시그마’란 무엇인가? -252
제9장 학교와 교육
왜 미국에선 자율형 공립학교를 둘러싼 논란이 뜨거운가? -257
왜 pupil은 ‘학생’과 ‘눈동자’라는 전혀 다른 두 개의 뜻을 갖고 있나? -260
‘학교’와 ‘한가한 시간’은 무슨 관계인가? -262
‘에티켓’과 ‘티켓’은 무슨 관계인가? -265
글래머와 라틴어 문법은 무슨 관계인가? -268
‘플레인 잉글리시’ 운동이란 무엇인가? -270
‘로즈 장학금’이란 무엇인가? -273
제10장 민족과 인종
왜 야만인을 ‘바베어리언’이라고 했을까? -277
왜 ‘반(反)유대주의’는 잘못된 단어인가? -279
프랜차이즈와 프랑크족은 무슨 관계인가? -282
햄버거와 몽골인은 무슨 관계인가? -286
왜 흑인이 사는 빈곤층 거주 지역에 붉은 줄을 긋는가? -288
왜 ‘좀비 열풍’이 부는가? -290
주 -296
즐거운 컬러링북 보태니컬
스트레스야 날아가랏~! 요즘 유행하는 컬러링북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라면 혹할만한 책 한 권 소개하고 싶다. 비슷한 여러 책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는, 한 장씩 뜯어서 보관할 수 있다는 독특한 장점이 있는 컬러링북이다. 색칠공부가 스트레스 해소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고 해서 주변 사람들도 꽤 하고 있는 걸로 아는데, 이 책은 다른 책에 비해 그림이 크다는 장점이 있어서 눈 아픔이 덜한 것 같다. 그래서인지 나보다도 엄마에게 더 적합한 책 같다. 첨부한 사
udssa.tistory.com
앨런 튜링의 이미테이션 게임
지난 6월 KBS Classic FM Radio의 〔Good Morning Pops〕에서 들려준 영화는 《Imitation Game》이었다. 영화가 개봉될 땐 2차 세계대전에 있었던 컴퓨터의 탄생과 관련된 내용이라고만 어렴풋이 알았던 듯하다.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영화 포스터를 봤던 것이 언제였던지 기억이 희미하여 찾아보니 2015년 2월이란다, 그 순간에도 영화가 독일군 암호해독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다루었다는 사실까지만 인지하고 있던 참이었는데 방송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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