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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해, 아담!

glxmdhtn 2023. 10. 16. 00:53

아름다운 연주 한 곡의 값어치는 얼마나 될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편차가 클 테다. 깊은 감동을 받은 사람한테는 억만금도 작을 수 있고 별 감흥을 받지 못한 사람한테는 한 푼도 아까울 테다. 워낙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값어치가 달라 연주하는 사람이 값어치를 정하기도 한다. 그렇지만 그것은 또 올바른 방법일까. 아름다운 연주뿐만 아니라 눈에 보이지 않는 예술의 값어치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이다.  곡예사 아담은 조그만 바이올린을 연주한다. 바이올린과 활을 물구나무서서 발에 놀려놓기도 한다. 공중제비를 넘으며 춤을 추고, 공처럼 통통 높이 튀어 오르기도 한다. 사람들을 즐겁게 하는 재주가 있다. 사람들은 아담에게 답례를 한다. 과일과 사탕, 동전이나 꽃을 준다. 언제까지나 자기들 곁에 머물러 달라고 하지만 아담은 길을 떠난다. 가끔 숲으로 들어가서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도 한다.  아담은 어느 성 앞에 멈추었다. 조그만 바이올린을 연주하여 임금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임금님은 아담을 불러서 연주를 계속하게 한다. 아담은 임금님을 위해 가장 아름다운 노래를 연주한다. 높이 뛰고 공중제비를 돌면서 춤도 춘다. 임금님은 “대단해!” 소리치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한다. 그러나 그 뿐이다. 답례를 하지 않는다. 아무 보상을 받지 못한 아담은 길을 떠나 사과나무에서 사과를 하나 따 먹고는 “대단해!” 임금님처럼 인사한다. 빵집에 들어가서 잔뜩 먹고는 “대단해!” 인사한다. 아담의 행동은 빵집 주인에게로, 방앗간 주인에게로, 구둣방 주인에게로 전염된다. 마침내 온 도시 사람들이 그런 식으로 갖고 싶은 걸 마구 가질 때까지. 임금님이 아담을 데려오라고 한 뒤 왜 돈을 내지 않았느냐고 추궁할 때까지.  “제 공연을 보고 임금님이 ‘대단해!’로 값을 치르셨잖아요. 그래서 저도 빵집 주인한테 돈 대신 ‘대단해!’를 냈지요. 아담이 대답했어요. 임금님은 깜짝 놀랐어요. 자기가 그 소동의 원인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거든요. 이제 임금님이 모든 일을 바로잡아야 했어요.  잘못을 인정하고 그것을 고치는 임금님은 얼마나 멋진가. 임금님의 행동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접 몸으로 보여준 아담은 또 얼마나 멋진가. 이들로 하여 도시의 잘못된 관행은 깨진다. 노동과 예술에 대한 정당한 지불이 이루어진다. 그리하여 아담은 다시 제 자리를 찾게 된다. 가느다란 줄 위에서 태평스레 걷고, 바이올린을 연주하며, 춤을 춘다. 사람들은 아담의 연주에 맞춰 함께 춤을 추며 신나게 논다. 덩기 둥기 덩기 둥기.

그림이나 조각처럼 눈에 보이지도 않고 실제 작품이 남지 않고 눈에 보이지 않는 악기 연주, 발레나 무용, 노래 같은 공연 예술은 얼마만큼의 값어치가 있을까요? 컴퓨터만 켜면 볼 수 있는 가수들의 공연을 비롯한 다양한 영상물이나 음악을 마음대로 다운 받아서 가져도 좋은 걸까요? 좋은 음악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 작품들은 때로는 슬픈 마음을 위로해주기도 하고, 심심한 시간을 즐겁고 신나게 만들어 주기도 하지요. 이렇게 사람들 마음을 위로해주는 음악을 연주하고 춤을 추고, 노래를 하는 공연은 예술가들이 오랜 시간 연습하면서 갈고 닦은 특별한 재능이에요. 대단해, 아담! 은 춤추고, 노래하고, 악기를 연주하는 공연의 가치와 이런 재능을 지닌 예술가들의 권리인 저작권에 대해 생각해보는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