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
[서평] 고규홍 저 < 한국의 나무 특강 >를 읽고 / 2012. 11., 412쪽, 휴머니스트
사람들과 고락을 함께해온 나무들의 특별한 이야기
우리나라의 나무라는 나무는 전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연구하고, 그것과 얽힌 문화와 이야기를 사랑하는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지난 십여 년 동안 만난 우리 강산의 크고 오래된 나무들을 정리한 현장감 넘치는 기록이자, 나무에 스며든 우리 삶과 역사에 관한 이야기다. 잘나가던 기자생활을 접고 숲 속으로 숨어든 지 십년, 그 동안 나무를 통해 바라본 우리의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나무로 인간의 삶을 조망하고 있다.
저자의 나무 사랑은 시골마을의 오래된 나무에만 머물지 않는다. 도시에서 사람들의 무관심 속에 버려진 나무의 가치를 알려 지켜낸 인천 신현동 회화나무 이야기, 대규모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독극물이 주입되어 생사의 갈림길에서 헤매다가 가까스로 살아난 전주 삼천동 곰솔 이야기도 함께 들려준다. 또한 살아 있는 나무만이 아니라 사라졌지만 마을사람들의 기억 속에 생생한, 죽어도 죽지 않은 나무들까지 빠짐없이 불러내 기록했다. 이런 나무 이야기에는 직접 발로 뛴 사람의 속내가 은은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우리로 하여금 지금 곁에는 어떤 나무가 있는지, 그와 함께한 사람들은 잘 지내는지를 궁금하게 한다.
이 책에는 오랜 시간에 걸쳐 나무를 찾고 또 찾은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담긴 사진 140여 컷이 함께 수록되었다. 사진 속 나무들은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온 자신을 자랑하듯 다채로운 표정을 뽐낸다. 또한 그가 전해 주는 나무 이야기와 더불어 나무의 입체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자체로 하나의 독립적인 이야기를 그려낸다.
프롤로그 사람을 찾아서, 나무를 찾아서
Ⅰ. 나무를 심은 사람들
01. 선한 사람살이의 표지로 살아온 800년
- 원주 반계리 은행나무
02. 뭇 생명과의 교감하며 60년 만에 꽃을 피우다
- 화성 전곡리 물푸레나무
03. 백성의 평안을 다스린 장수를 기리며 살아온 나무
- 부여 성흥산성 느티나무
04. 새 생명을 위해 자신을 버리고 남은 스님의 지팡이
- 정선 정암사 주목
05. 스승의 삶을 따른 제자의 지극한 존경심을 담은 나무
- 순천 송광사 천자암 쌍향수
06. 옛 선비의 애절한 사랑 이야기와 함께한 나무
- 안동 도산서원 매화
Ⅱ. 우리나라의 특별한 나무들
07. 천문학적 비용을 투자해 죽음에서 건져낸 나무
- 안동 용계리 은행나무
08. 토지를 소유하고, 재산세를 납부하는 부자 나무
- 예천 천향리 석송령
09. 식민지 시기에 마을의 공동재산을 지켜낸 나무
- 예천 용궁면 황목근, 고성 삼락리 김목신
10. 신라 패망의 한을 담고 선 최고의 은행나무
- 양평 용문사 은행나무
11. 자연과 더불어 살기 위한 놀라운 지혜가 담긴 전설
- 상주 상현리 반송
12. 나무를 지키기 위해 이어온 전설의 숲
- 제주 평대리 비자나무 숲
Ⅲ. 한 맺힌 나무들
13. 교수대가 되었던 참혹한 기억이 스며든 나무
- 서산 해미읍성 회화나무, 익산 여산동헌 느티나무, 평택 팽성읍 향나무
14. 배고픔의 기억을 잊으려 쌀밥처럼 아름답게 피어난 꽃
-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 순천 평중리 이팝나무
15. 사람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성을 바꾼 나무들
- 서울 문묘 은행나무, 강화 전등사 은행나무, 강릉 장덕리 은행나무
16. 혁명의 뜻을 이루려는 젊은 선비들의 핏빛 절개
- 나주 송죽리 금사정 동백나무
Ⅳ. 나무를 찾아서 천릿길
17. 깊은 산골의 평화를 지키는 잘생긴 소나무
- 합천 화양리 소나무
18. 천덕꾸러기에서 천연기념물로 바뀐 운명
- 의령 백곡리 감나무
19. 생로병사의 굴레를 따라 사라져간 나무를 찾아서
- 제주 성읍마을 팽나무, 익산 신작리 곰솔, 보은 어암리 백송
20. 죽어도 죽지 않고, 새 생명의 보금자리로 다시 태어나다
- 봉화 청량사 고사목
Ⅴ. 오늘 우리에게 나무는
21. 빌딩 숲에서 숨 가쁘게 살아가는 큰나무
- 서울 신림동 굴참나무, 인천 신현동 회화나무
22. 개발의 험난함 속에서 끝까지 살아남다
- 전주 삼천동 곰솔
에필로그 끝나지 않는, 결코 끝날 수 없는 나무 이야기를 위하여